
'세상을 산다는 건 어쩌면 내기와도 같다'는 연극 '용띠위에 개띠'
연극 '용띠위에 개띠'는 용띠 나용두와 개띠 지견숙간에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극화한 2인극이다. 섬세하고 조용한 성격의 용띠 나용두 그리고 나용두와는 정반대 성격으로 시끄럽고 털털한 지견숙은 내기를 핑계 삼아 결혼하게 된다. 서로의 다름에 매력을 느껴 결혼까지 하게 되지만 그들에게 결혼은 현실로 다가왔다. 섬세하지 못한 지견숙과 털털하지 못한 나용두는 신혼여행에서부터 잦은 말싸움을 하기 시작한다. TV속 야구선수의 이력부터 서로 먼저 죽게 된다는 것 까지 그들의 말싸움은 너무나 사소하다. 이런 사소한 일에 핏대를 세우면 싸우는 이들을 말릴 수 있는 묘책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내기다.
내기는 그들 싸움의 정리 도구일 뿐 아니라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행복 도구이다. 내기에서 진 사람은 무조건 이긴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을 웃음 도가니로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진 사람이 여자 지견숙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진 사람은 온 동네를 원숭이 모습으로 뛰어다녀야하고 휴지로 쌍코피를 만들어 모래사장을 달리기까지, 이긴 사람의 말에 무조건 복종이다. 한 바탕 소동을 벌이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이좋은 부부가 된다. 물론 잠깐의 평화이지만.
우리의 삶도 그들의 내기와 별반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취업, 입시, 사업, 장애 등을 가지고 세상과 1대1 내기를 한다. 일부는 세상과의 심리전에서 지기도 하고 또, 일부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패배를 맛보기도 한다. 모두가 패배만 맛보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달콤한 승리를 맛보는 자도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세상에는 패배자가 더 많다.
그건 아마도 내기의 패배자는 승리자의 말에 복종해야 한다는 내기의 원리를 잊은 자가 더 많기 때문 일 것이다. 우리는 패배한 후, 때로는 지견숙처럼 원숭이 흉내를 내며 거리를 걸어 다녀야 하고 나용두처럼 휴지 쌍코피를 날리며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어야한다. 이것이 승리자의 벌칙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이 벌칙을 지키는 패배자는 드물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벌칙 후에 다시 내기의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아는 자도 드문 것이다. 분명 내기의 원리를 지키면 우리는 다시 한 번 세상과 내기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승리를 맛 볼 기회도 얻는다. 내기의 최종 승리자가 누가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패배를 인정하고 멋진 내기를 다시 하길 바라며 이 연극을 추천한다.
한편, 연극‘용띠위에 개띠’에서의 나용두와 지견숙의 내기 대결은 이랑씨어터에서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스포츠 조선 인터넷 객원 기자 이진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