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의 시 ‘향수’(「鄕愁」)는 내 고향 해원(海元) 마을의 동살미와 사장뚱과 갯골, 엿골(여우골), 안골을 생각나게 한다.
방과후 친구들과 소꼴을 먹이러 떼지어 다니던 산과 들, 책을 읽고 공지를 하던 호젓한 산속의 이름모를 묘지석(墓地石), 더위를 참을 수 없어 훌러덩 벗고 뛰어들던 마을앞 저수지, 보름날 깡통을 돌리다 짚더미에 불을 내고 도망치던 기억(記億)...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傳說바다위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여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 도란 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